_ 어느 부동산 알바생의 외침
1.“혹시, 커피숍 할 만한 자리 있나요?”_모르면 망한다
오늘만 벌써 3통 째다.
지금 이곳은 1년 전 준공이 되어 코로나임에도 꽤 빨리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신도시의 지식산업센터 복합단지 안에 부동산이다.
오늘도 과거의 나처럼,초보자의 실패를 처절하게 맛보고자 하는 분이 전화를 주신다.
나는 17년 동안 직장생활을 열심히 했다.
1년에 2천만 원씩 꼬박꼬박 적금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주식 등 엉뚱한 투자들로 모으는 족족 공중 분해 돼버렸고,
현재는 그 금액이 1억에 닿고 있다. 그러다 최근 투자금 5천이 날라가는 일이 생겼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실전이 필요했다 왜 내가 항상 ‘호구’가 되는지,
그들의 방식은 무엇인지 그들의 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 만큼 확실한 건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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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 딱 점심시간만 지켜보세요”
_바닥부터 찬찬히
호구 탈피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부동산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일하러 간 첫날,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참고로 이 분은, 신혼 때 기초수급자였고,
지금은 딸내미가 강호동 아들, 송종국 딸이 참가하는 골프대회에 함께 출전하는 선수가 되어 있다.)
“여기 점심시간이 11시 30분부터 1시 10분이에요. 그때는 좀 돌아다녀 보세요 ”
나랑 있는 게 불편하신가?
아니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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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 30대 후반~ 60대 초반 남성이 70%,
20대 초반~ 40대 후반 여성이 30%”
**하루 만에, “점심시간”, “ 주요 고객층”**이 보였다.
“샤브샤브집, 순두부 찌개집 줄이 끊이지 않음”
대략 25개 자리, 100분 동안 3순환, 단가 1만원
일주일 만에, 꾸준히 매출을 올리는 식당과 대략적인 **매출이 그려졌다.
“ 저녁시간, 모두 건너 블럭으로 가는 이유, 호프집이 한군데도 없음”
2주일이 지나자, 수요는 많지만 아직 1군데도 없는 업종과 공급은 있으나 아직 부족하여,
내부수요가 외부로 나가는 업종 등 이 곳에 “꼭 필요한” 업종이 그려졌다.
* 실제로 공급이 부족한 업종의 경우, 맛은 중간일 뿐이지만
(아주 맛없으면 안간다) 점심 장사만 딱 하고 문을 닫고 가는 곳도 두 군데나 있다.
(그 중 한곳은, 담당 세무사가 세금 문제로 매출을 조정을 위해 오후 마감을 권했을 정도다)
장사는, 쉽게 보면, 정말 쉽다 그러나…
전화문의,방문상담 시 업종문의는 모두 한결 같으셨다.
“거기 아직 카페할 만한 곳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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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커피숍만 10개, 되는 곳은 3개, 나머지 7개는?”
_자신의 로망으로 장사는 금물
이 상권에는 가장 목이 좋고 3면이 통유리로 된 자리가 있다.
평수도 큰 데다 목이 좋아서 임대인이 임대료를 전혀 - 깎지 않는 곳이기에
같은 라인 중 유일하게 임대가 나가지 않고 있었다.
(던* 도너* 가 입점을 고민할 정도로 목이 좋다)
마침, 자금이 되는 유력한 분이 사무소에 오셨다. 부동산 사장님과 꽤 진지하게 대화가 오갔다.
현재 경기도에서 크게 공장형 농장을 하고 계셨고 이를 이용한 샐러드바를 구상 중이셨다.
“ 사실, 그 쪽 상가에 ‘위 자리’에 커피랑 샐러드 바 를 하고 싶어서요. ”
아뿔싸..
순간 사무실안에는.. 속으로만 외치는 탄식이 크게 들려왔다.
사장님과 나, 마침 있던 시행사 직원마저 소리없이 탄식했다
저 고가의 임대료와 초기설비 공사비, 인테리어 등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커피숍이나 샐러바를 하면 절대- 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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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상권은 속풀이 할 “해장국집(순대국집, 콩나물해장국집 등)”이 턱없이 부족해
남자들이 점심때, 우르르~! 건너 블록의 해장국집으로 흘러가고,
상주 직장인만 최소 6천 명임에도, 일 끝나고 시원~하게 걸칠 호프집이 단 한군데도 없다.
(이 해장국집도 오후 일찍 문을 닫는다. 그 집의 한 달 매출은 술값을 빼도 최소1천8백이상이다)
이런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드려도,
고집을 꺽지 않고하고 싶은 ‘커피숍’을 기어코 차리는 분이 정말 많았다고 한다.
( 현재 수익이 마이너스인 커피숍의 사장님들이시다)
그들의 끝은,
시작한지 6개월도 되지 않아 ‘임대’를 내놓고 폐업 수순을 받는 ‘자영업자’로 맺어지게 된다.
(현재 이 상권내의 마이너스 수익인 커피숍 중 6개월 이상이 된 곳은, 대부분 다음 임차인을 구한다고 부동산에 내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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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상권 내 커피숍은 이미 10군데이고,
샌드위치나 토스트를 파는 곳에서 파는 커피까지 합치면 수는 더욱 늘어난다.
커피숍 10군데 중 스타벅스를 포함한 3군데를 제외하고, 7군데는 마이너스 장사 중이다
(한 달 동안 앉아서 손님 세고 있었다.)
샐러드가게는 이미 4군데나 있지만, 모두 손님이 없다.
상권 구성이 70% 이상이 30대 이상의 남성이니 당연한 거다.
“ 고생은 되더라도 해장국집이나 호프집을 하세요.
콩나물 해장국집 점심장사만 해도 노 납니다.”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고객’분의 심기를 건드릴 게 뻔하기에 차마 아무도 말씀드리지 못했다.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약 2주일이 지난 후,
부동산 사장님이 하나하나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될만한 업종’을 추천드렸고,
다행히 현재 고민중이시다.
사업가 기질이 있으셔서 다행히 부동산 사장님의 이야기를 고려 중이신 것 같다.
초보 장사꾼은, 절대- 귀담아 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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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가 꽂힌 걸로 장사를 하려고 해서 망하는 거에요.
그래서 초보인 거에요 경험이 없는 거죠. 그리고 망하면 남탓만 해요.”
조용히 듣던 “대형 건설사 분양팀장”(이 바닥 20년째임)의 한마디.
“처음 장사하는 30대 초반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환상이 있어요.
‘ 이쁘고 핫하면, sns 보고 알아서 오겠지’
‘ 간판이 이렇게 뭔지 모르게 써야 신비감이 있어 궁금해 오겠지’
‘ 비싸도, 니들이 내 가치를 알고 찾아 오겠지’ …
환상이에요. 그래서 망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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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고 싶은 장사가 아니라, 상권의 주요 수요층이 ‘원하는’ 업종으로 선택하세요”
_로망은 그 다음에
모든 일은 실전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다.
그럼에도 투입되기 전, 기본기라는 것은 필수다.
특히 오프라인 장사의 경우 기본기가 더욱 탄탄해야 한다.
거액의 보증금과 최소 50만원~ 200만원 가까운 임대료가 월마다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니야? ”
맞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구구절절이 쓰고 있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서는 의외로 아집과
“ 자신이 하고자 하는 로망”으로 결국 폐업의 길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확률적으로 당신 역시,
실제 창업을 하게 된다면, 위의 수순을 밟을 확률이 최소 50%이상이다. (체감상 70%이상임)
그러니 그 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는지,
혹은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나 역시 내가 ‘무인편의점’을 차리겠다고 자신 만만하게 말씀드렸다가,
그 자리에서는 망하기 딱 좋은 업종이라며 ‘가치’있는 걸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뜨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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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은 대박을 친, 그 다음에 실현해도 된다.
대박 유투버의 경우, 로망실현으로 일상 브이로그를 올리는 건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초보 유투버라면, 우선 조회수와 구독자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되는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 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장사를 진지하게 고민중이라면
[최소한 3개월의 임장 + 주요 고객층] 연구로 우선 기본기를 키우자.
최소 3개월은 다녀보자. 나같은 실습생도 한 달 째 부동산에서 ‘무보수’로 알바 중이다.
필요하다면, 상권 내 부동산 사장님들께 종종 ‘박카스’라도 들고 가서 상권의 근황을 파악하면 더 좋다.
(업종뿐 아니라, 업종에 따른 장사 개시 시기, 임대료는 덜 나가면서 훨씬 더 목좋은 자리에 대한 정보등이 모두 포함된다._운이 좋다면, 임차인 대신 임대료를 깎아주는 좋은 부동산 사장님을 만날 수도 있다.)
물론, 커피숍하기에 아주 좋은 자리라고 여러 부동산사장님들이 입을 모아 추천한다면 그 자리는 하면 된다.
하지만, 절~대 “먼저” 업종을 들이밀지는 말자.
그러면, 누구도 (사람은 누구나 싫은 소리는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곳에서 될 만한 업종을 이야기 해 주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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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부자가 되려면 실물경제 속에서 돈냄새를 잘 맡아야 하는데,
학교공부(커다란 조직 종사자 포함)만 하면 실제 상황은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 [세이노의 법칙] 중 -
17년을 공공기관에 몸담으며, 내가 제일 잘 알고 똑똑한 줄 알았다
하지만, 지난 1개월 동안 ‘바깥에서 겪은 ’, ‘실제상황’은
내가 얼마나 ‘우물 안 개미’였는지 여실히 깨닫게 해 주었다.
내가 피처럼 모은 1억여 원의 돈을 날린 후에야
자청블로그를 보고, 무의식을 해체한 후에야
부동산에서 알바를 구하는 ‘실천력’과 용기를 얻게 되었다
이 글을 통해, 단 한 명이라도
첫 장사에서 폐업을 고민하지 않게 된다면,
석달만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바로 매출이 수익으로 전환된다면,
나처럼 알뜰살뜰 모은 종잣돈을
뼈저린 수업료로 치르지 않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그리고, 이글을 읽는 당신이
그 주인공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상, 부동산에서 무보수도 알바 중인 어느 직장인의 외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