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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추출에는 여러 변수들이 작용하는 데, 그중 하나가 ‘분쇄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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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풀어 설명하면, 커피를 추출하려면 원두를 그라인더에 넣고 갈아야 하는데, 이때 ‘어떻게 분쇄하느냐’에 따라 커피의 맛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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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커피 전문가들 사이에선 1) 어떤 그라인더를 쓰느냐, 2) 그라인더의 분쇄도를 어떻게 세팅하느냐가 꽤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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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원두를 가지고 거의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그라인더를 써도, 분쇄도 굵기가 달라지면 커피 맛은 꽤 달라지니까. 그래서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내리려면, 원두와 상황에 맞는 적정 분쇄도를 찾는 게 꽤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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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튼 커피 이야기지만, 뜬금없게도 이건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얘기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일을 성취하려면 자신을 갈아 넣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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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은 경우, ‘성공하려면 무조건 많이 자신을 갈아 넣으라’는 식으로 말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런 말들은 전혀 체계적이지도, 전혀 정교하지도 않은 주장일 수 있다. 사람마다 가장 효과가 있는 노력의 정도는 다 다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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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세상 사람들 중에는 제대로 노력하지 않은 경우도 꽤 있어서 “일단 무조건 많이”를 주장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렇게 말해도 노력할까 말까 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런 주장이 정확하거나 적합한지에 대해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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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일을 잘 하고, 좋은 성과를 얻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가장 효과가 좋은 노력의 정도가 얼마인지, 혹은 자신을 얼마나 갈아 넣을 때 가장 퍼포먼스가 좋았는지를 아는 것은, 일을 함에 있어 꽤 중요한 요소이지 않을까? 그래야 좀 더 체계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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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으면 마냥 자신을 갈아 넣다가 성과가 나기도 전에, 지칠 수 있지 않을까? 설령 성과가 나도, 너무 지쳐서 다음 스텝을 밟는 데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경우를 많이 본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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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세상 많은 일들은 그것이 이루어지는데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데, 무작정 열심히 한다고 했다가 이내 지쳐서 계속하지 못하면, 제대로 성취한 것은 거의 없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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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어쩌면 소크라테스가 현대로 와서 커피를 좋아했다면.. 아마도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너 자신의 분쇄도를 알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