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피 추출에는 여러 변수들이 작용하는 데, 그중 하나가 ‘분쇄도’라고 한다.

  2. 좀 더 풀어 설명하면, 커피를 추출하려면 원두를 그라인더에 넣고 갈아야 하는데, 이때 ‘어떻게 분쇄하느냐’에 따라 커피의 맛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3. 그래서 커피 전문가들 사이에선 1) 어떤 그라인더를 쓰느냐, 2) 그라인더의 분쇄도를 어떻게 세팅하느냐가 꽤 중요하다고.

  4. 똑같은 원두를 가지고 거의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그라인더를 써도, 분쇄도 굵기가 달라지면 커피 맛은 꽤 달라지니까. 그래서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내리려면, 원두와 상황에 맞는 적정 분쇄도를 찾는 게 꽤 중요하다고.

  5. 무튼 커피 이야기지만, 뜬금없게도 이건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얘기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일을 성취하려면 자신을 갈아 넣어야 하니까.

  6. 다만, 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은 경우, ‘성공하려면 무조건 많이 자신을 갈아 넣으라’는 식으로 말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런 말들은 전혀 체계적이지도, 전혀 정교하지도 않은 주장일 수 있다. 사람마다 가장 효과가 있는 노력의 정도는 다 다를 수 있으니까.

  7. 물론 세상 사람들 중에는 제대로 노력하지 않은 경우도 꽤 있어서 “일단 무조건 많이”를 주장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렇게 말해도 노력할까 말까 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런 주장이 정확하거나 적합한지에 대해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8. 그런 의미에서, 일을 잘 하고, 좋은 성과를 얻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가장 효과가 좋은 노력의 정도가 얼마인지, 혹은 자신을 얼마나 갈아 넣을 때 가장 퍼포먼스가 좋았는지를 아는 것은, 일을 함에 있어 꽤 중요한 요소이지 않을까? 그래야 좀 더 체계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9. 그렇지 않으면 마냥 자신을 갈아 넣다가 성과가 나기도 전에, 지칠 수 있지 않을까? 설령 성과가 나도, 너무 지쳐서 다음 스텝을 밟는 데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경우를 많이 본 것 같기도 하고.

  10. 게다가 세상 많은 일들은 그것이 이루어지는데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데, 무작정 열심히 한다고 했다가 이내 지쳐서 계속하지 못하면, 제대로 성취한 것은 거의 없을 수 있다.

  11. 그렇기에 어쩌면 소크라테스가 현대로 와서 커피를 좋아했다면.. 아마도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너 자신의 분쇄도를 알라”고 ;)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