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치료라고 하면 흔히 상담을 떠올립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 마음을 어루만지는 상담사를 떠올리죠. 그러면 다친 마음이 치료될 거라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상담만으로 심리적 문제가 개선되는 사람은 3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상담을 받는 동안에만 마음이 편해지는 경우가 많죠.
저는 ‘인지행동 치료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 방식을 기본으로 합니다. 생각의 틀을 개선하고 확장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심리학적, 때로는 사회적 개념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상담이 아니라 일종의 교육이에요. 그런데 이런 공부를 하면 마음이 나아집니다. (View Highlight) ^z7sq9r
Note: 마음은 공부를 통해서도 나아질 수 있다.
사람들은 성공은 고통과 바꾸는 것으로 생각해요. 포기해서도 안 되고, 쉴 새 없이 도전해야 하고, 잠을 적게 자야 하고, 매 순간 집중해야 하고, 완벽하게 자신을 컨트롤해야 한다고들 말해요. (View Highlight)
지금이 유독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인지 편향’*이에요. 객관적으로 지금의 사회가 과거보다 더 살기 힘들까요? 전쟁과 굶주림을 겪었던 시대보다 지금이 더 스트레스 강도가 센 사회일까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 대해 비논리적 추론을 하는 것. (View Highlight)
1937년에 나온 책 한 권을 소개할게요. 카렌 호나이Karen Horney란 심리학자가 쓴 『우리 시대는 신경증일까(The Neurotic Personality of Our Time)?』란 책이에요. 거의 100년 전에 나온 이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주장해요. “세상은 놀랄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고통을 받고, 경쟁과 성취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신경증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요.
맞아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한 시대”란 주장은 늘 제기돼 온 문제예요. 마치 고대부터 기성세대가 “요즘 애들은 너무 나약해”라고 혀를 차 온 것과 같은 일이에요. (View Highlight)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길 바랍니다. 이 말을 하고 싶어요. 우리 세대는 특히 불쌍해, 도전과 성취를 경험할 기회가 없어. 이런 연민이 당신의 삶을 바꿀 수 없습니다.
자기 연민에 빠지면 점점 어려운 일은 피하려고 해요. 생각을 확장하고 도전해 볼 용기를 내지 않게 됩니다. 좀 어려워도 미래를 헤쳐 나가 보겠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View Highlight)
요즘 세대에게서 희망도 봅니다. MBTI*가 유행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 중 하나예요. 요즘 20대들은 MBTI 박사입니다. 웬만한 심리학자 못지않게 MBTI를 분석합니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마이어스와 브릭스가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그만큼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거예요.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겁니다.
이건 굉장히 좋은 신호입니다. 사실 우리 뇌는 타인을 이해하는 데 그리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아요.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예요.
MBTI 덕에 우리는 ‘적어도 인간은 16개 이상의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과거처럼 “남자라면 자고로”라거나 “영업직이라면 응당”하는 식으로 획일화된 행동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혈액형이나 별자리처럼 비과학적인 방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려고 노력하지도 않고요. (View Highlight)
더 중요한 건 메타인지Meta Cognition와 감정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 그리고 타인의 감정까지 인지하는 능력이죠. 본질에 대해 더 확장적이고 종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View Highlight)
가장 먼저 감정을 둘러싼 맥락을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상황의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구분하는 겁니다. 감정을 둘러싼 전체적인 사건들을 쭉 나열해 보세요. 맥락을 둘러보다 보면 감정이 좀 더 객관적으로 변할 겁니다. (View Highlight)
누구를 미워해도, 세련되게 미워할 수 있습니다. 자기감정을 잘 소화한다면요. (View Highlight)
감정을 잘 이해한다는 건 늘 기분이 좋고 편안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슬프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분노의 순간이 당연히 찾아옵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 잘 느끼는 사람이 잘 살아가는 사람이에요. 문제는 부정적인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느냐예요.
분명한 내 마음 상태를 알 때 고통을 벗어날 수 있어요. 로버트 프로스트도 이런 말을 했어요. “사랑할 만한 것을 사랑해야 하고, 싫어해야 할 만한 것을 싫어해야 한다. 그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두뇌가 필요하다.” (View High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