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화 전반에서 도덕적인 것에 대한 기준이 뭐랄까… 협소해졌어요. 가령 불륜을 다루는 소설이나 영화를 예전에는 하나의 소재로 받아들였다면, 지금은 그 자체가 나쁘다며 걸러 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한 인간의 삶을 온전히 알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내면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얻게 되는 진실이 있고, 그것을 돕는 게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부도덕한 소재의 작품이니까 안 읽을래’ 하는 건 인식에 대한 노력 자체를 포기하는 거죠.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 대해 ‘이건 불륜 소재라서 안 좋은 영화’라고 쓴 평이 화제가 되기도 했더군요. 그런데 『안나 카레니나』, 불륜 얘기에요. 『마담 보바리』도 불륜 얘기고요. 왜 이런 경향이 강해졌을까 생각해 보면, 타인의 실수를 통해 뭘 배우겠다는 여유가 없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View Highlight)